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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수업/회사에서의 기획이란?

기획자가 알아야 할 개발자의 성향

안녕하세요~


날라기기획자 입니다.


키다리다지아너와 함께 작업하는 것도 있고 개인적으로 하는 일들이 있어 글의 업데이트도 늦어지고 있고, 약속한 동영상도 제작해야 되는데 이것도 마음처럼 쉽진 않네요. 다시한번 머리숙여 죄송하단 말씀드립니다.





오늘은 오랫만에 다시 기획이라는 분야의 이야기를 해보고자 합니다.


사뭇 많은 개발자들의 원성을 받을 수 있는 주제이지만, 사실이고 제가 겪은 이야기이기 때문에 태클은 사양하겠습니다. 어디까지나 신입기획자분들께 회사에서의 상황을 솔직 담백하게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이며, 개발자를 더 빨리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에 더 초점을 맞추는 것이니까요.




자, 그럼 기획자가 알아야 할 개발자의 성향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개발하기 쉬운 것이 사용하기도 쉬울 것이라 판단한다.





이와 같은 경우는 개발 경력이 어느정도된 개발자에게서 나오는 특성입니다. 개발의 논리성과 사용자의 논리성을 같다고 보는 전제 하에 이러한 이야기를 많이 하곤 합니다. 물론 듣는사람 입장에서는 그 이야기가 논리적이기 때문에 그럴 수 있다고, 그럴 것이라고 착각하지만,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컴퓨터와 개발자만이 논리적일 뿐, 사람 즉, 사용자는 항상 비논리적이기 때문입니다. 




예를들어 사용자는 동영상을 재생하려고 하는데 안되면 자기가 아는 선에서 몇 가지의 시도를 해본 후 그냥 포기하고 빠져나가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왜 안되는 지, 이유가 무엇인지 알려고 하지도 않고 알고 싶어 하지도 않는다는 것이죠. 단순히 꼬진(?) 사이트이며, 서비스가 엉망인 사이트라 판단할 뿐입니다.


그래서 기획자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통해 이탈되는 사용자를 잡으려고 합니다. 동영상의 크기에 따라 따로 저장한 후 재생이 안될 때 자동으로 작은 용량의 동영상이 나가게 한다던지, 브라우저의 특성일 경우를 대비한 갖가지 대비책을 만들어 놓습니다. 또는 비슷한 다른 동영상을 추천하는 기능을 추가하기도 합니다.


이때 들려오는 개발자의 소리는 한결같습니다. 자신의 목적이 달성되지 않은 고객이 그 딴걸 할리가 있냐, 차라리 안되는 이유를 찾아볼 수 있게 하고, 프로그램을 다운받아 인스톨하게 끔 하자 또는 메일주소를 남기면 동영상을 보내주는게 더 나을 것이다 등등입니다.


음... 어찌보면 비슷하게 느껴질 수 있으나 사용성 측면에서 매우 다른 접근입니다. 일단 기획자는 사용자가 무얼하지 않아도 시스템이 알아서 사용자의 조건과 환경을 감지해 자동으로 서비스를 정상적으로 이용할 수 있게하는 기능을 구현하고자 합니다. 또한 사람은 자신이 관심있는 것과 연관된 다양한 사실에 더 집중한다는 심리를 이용한 서비스를 제공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개발자는 다릅니다. 일단 개발이라는 것은 원하는 기능이 구현되지 않으면 없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그래서 개발자는 정보의 탐색도 Yes or Not의 양상으로 가치를 따집니다. 기능이 되느냐 안되느냐, 그래서 안 된다면 그들은 뒤도 안돌아보고 나가게 됩니다. 또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신에게 필요한 소스나 데이타를 찾거나, 프로그램을 깔고 필요한 기능을 구축하려고 노력할 것입니다. 물론 이들이 사이트를 이용하는 습성에 의해 그렇다는 것이 아닙니다. 컴퓨터 언어인 0과 1, Yes or Not 이런 명확한 논리가 그런 성향을 만들게 된 원인이라 할 수 있습니다.






2. 자신의 실력과 능력을 의심하지 않는다.





제가 수 년간 IT업계에서 일하는 동안 개발자분 입에서 제가 잘 몰라서, 제가 모르는 것이라 만들 수 없다라고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분을 본적이 거의 없는 듯합니다. 분명 자신이 각 프로그램 언어의 신도 아닐진데, 자기가 만들지 못하는 것은 지금 기술로는 전부 어려운 것이라는 식으로 이야기하는 분들을 많이 봐왔죠.


개발자는 대부분 이렇게 돌려서 이야기합니다. 그렇게 하려면 다 갈아 엎어야 해요, 그렇겐 안되요. 허나 십수년 경력의 고급 개발자 그리고 닷컴(2000년) 이후 개발만을 해오신 분들을 만나 이야기 하다보면 한결같이 이야기 합니다. 


'안되는 건 없다. 다만 시간이 더 걸릴 뿐이다. 그리고 개발자가 안 된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전 실력이 없어요'라고 이야기하는 것과 같다라고 말이죠.


자신의 실력과 능력이 지금의 최대 기술이라고 여기는 사람도 많이 봤습니다. 특히 대기업에서 또는 한회사에서만 십수년을 개발해오신 특히 운영단, 수정 위주의 개발자는 더더욱 그러한 경향을 띄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세상의 기술은 너무도 빨라 단 6개월만 세상과 담을 쌓아도 신기술이 쏟아져 나와 따라가기도 버거울 지경인 것이 사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실력과 능력을 자만하는 것은 도태되어 있다는 증거이며, 신기술에 대한 무지를 인정하는 것과 같습니다.






3. 책임의식이 떨어진다.








웹서비스의 탄생은 많은 사람의 머리와 손이 만들어 내는 위대한 걸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누구의 소유라고 하기도 그렇고 누구의 잘못이라고 하기도 뭐한 그런 상황이 자주 찾아오게 됩니다. 하지만 이때 많은 개발자들이 기획에 그 책임을 많이 넘기게 됩니다. 



'기획이 이렇게 하라고 해서 만들었다'



물론 기획측에서 요구한 것이 맞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날고 기는 기획자라 하더라도 기술적인 측면과 개발적인 조언, 논리적인 증명은 개발자의 의견을 필요로 하는 때가 반드시 있기 마련입니다. 이러한 요소없이는 제대로된 기획이 나올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또 모든걸 듣고 기획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프로젝트의 단위가 큰 경우 오류를 포함하는 요소가 반드시 나올 수 밖에 없습니다.


이때 생각없는 개발자는 그냥 그대로 만듭니다. 그리고 모든 책임을 기획자, 기획서의 탓으로 돌립니다. 하지만 제대로된 개발자는 끊임없이 질문하고 의견을 내고 조율을 합니다. 기획요소를 방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최적의 개발방향을 찾기위해 말이죠.







4. 이중작업에 예민하다.





똑같은 일을 두번하는 것은 누구나 싫어하는 일일 것입니다. 하지만 일이라는 것이 꼭 한 번에 완성되고 일사천리로 끝나는 경우는 매우 드뭅니다. 마치 도자기 장인이 하나의 완성품을 만들기 위해 같은 도자기를 수백, 수천번 만드는 이유도 그러한 것이라 생각됩니다.


하지만 유독 개발자는 이중작업을 병적으로 싫어합니다. 어차피 나중에 할 거 지금 이렇게 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라는 것이죠. 그 말도 일리는 있으나, 일을 해본 사람과 안 해본 사람의 차이는 엄청납니다. 사전에 미리 위험을 감지할 수도 있으며, 문제의 해결 방법도 미리 파악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두번째 작업이 단연코 처음 작업보다 훨씬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정치적인 이슈와 부서간의 압력, 다툼으로 어쩔 수 없이 불가항력으로 별소득 없는 이중작업을 할 수도 있습니다. 그것을 넓은 아량과 이해로 (같은 직장인 이잖아요) 서로 돕고 함께 해결하면 좋을텐데, 개발자 분들은 이상하리만큼 기분 나빠하고 싫어하는 내색을 비추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때문에 이것을 설득하고 기분을 풀어주고해야 하는 임무도 기획자의 몫이 됩니다.







5. 개발자는 수동적이다.





SI 업계에서는 Kick Off라는 것이 있습니다. 프로젝트의 시작을 알리는 행동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이처럼 PM, 기획자의 리드(명확한 시작의 알림)가 없으면 움직이지 않는 개발자도 참 많이 있습니다. 물론 기획이 없는 상태에서 개발이 움직인다는 것은 맞지 않으나 확정된 무언가가 없다면 스스로 먼저 물어보고 함께 해당 문제, 프로젝트를 이끌어가고 만들어나가야 할 것인데요, 항상 누군가 지정해주지 않고, 확정된 무언가가 없으면 절대 먼저 능동적으로 움직이지 않는 것이 개발자의 특성입니다.


얼마전 사내 교육에서 네이버 데이터 센터 임원이 오셔서 교육을 하신적이 있습니다. 그 분의 말씀 중 딱하나 기억에 남는 것이 바로 개발진의 능동적 자세였습니다. 참 공감이 많이 가는 말이 었습니다. 아직도 주변에는 수동적인 태도로 책임을 회피하거나 일을 하지 않는 사람이 정말 많기 때문입니다.


스스로 일을 벌이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나 부담감은 있겠지만, 스스로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해 나아가는 과정은 앞으로 인생을 사는데 자신에게도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솔직히 기획자나 팀장급 이상의 눈으로 볼 때, 직원의 수동적인 자세와 책임회피, 안된다는 말은 일하기 싫다고 느끼는 사람이 대부분입니다. 때문에 이는 개발자 뿐만 아니라 모든 직장인들이 가져야할 자세라 생각합니다.










수년간 일을 하면서 기획과 손발이 맞고, 맡는 프로젝트마다 척척 일을 잘 끝냈던 기억은 능동적이고 진취적이며, 기획자나 기타 유관부서와 협업, 커뮤니케이션을 잘 하는 개발자였습니다. 기획자가 미처 생각지 못한 세세한 부분을 이끌어주고, 해당 프로젝트를 함께 해 나간다는 소속감과 공동체 의식을 함께 한 그들이 참으로 멋진 개발자였더군요. 그리고 그런 존경스런 개발자가 희귀하다 보니 더더욱 멋진 개발자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너무 개발자 부정적인 이야기를 쓴 듯하나, 기획자, 디자이너에 대한 부분도 다룰 예정이니 기분 상하셨다면 푸시기 바랍니다. 솔직히 저와 같은 기획자에게 할 말이 더 많아요~